2017. 5. 28. 17:19

김병완 지음


필수 준비물 : 독서 노트와 필기구

독서 노트와 필기구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우리는 독서를 하는 동안 '피리 부는 사람 앞에 놓인 뱀의 신세'와 같은 상황을 만나게 된다. 좀 더 과격하게 표현하면 저자가 손을 들라고 하면 손을 들고, 발을 들라고 하면 발을 들고, 고개를 숙이라고 하면 고개를 숙이는 그런 꼭두각시가 된다는 뜻이다.

유감스럽게도 어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책의 저자에게 두 손, 두 발을 다 들고 나아가서 공손히 그 사람의 사상적 노예 혹은 친구가 되어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눈으로만 읽고 이해하고 수용하는 독서를 하는 사람들은 이 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독서 노트와 필기구를 항상 옆에 둔 채 독서를 하는 사람들은 다르다. 피리 부는 저자 앞에 놓인 뱀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뱀이 피리를 들고 피리 부는 이 앞에 당당히 맞서는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한없이 수용하는 독자 입장인 동시에 그 책의 저자를 자신의 독자로 만들기도 한다. 이렇듯 저자와 겨루는 치열한 독서를 위해서는 독서 노트와 필기구를 준비해야 한다. 

필기하는 것은 생각만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행위다. 눈으로 책을 일고, 이해하고 약간의 생각을 덧붙인 것만으로 그 책을 다 읽었다고 하는 사람은 100퍼센트 피리 부는 사람 앞에 놓인 뱀 처지를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필기를 통해 역전이 일너난다. 뱀이 자신만의 피리를 불게된다. 이때 상대방인 피리 부는 이는 뱀이 연주하는 피리 소리 대로 춤을 추는 상황이 벌어진다. 독서하며 필기하는 일은 꼭두각시 인형이 새로운 줄을 주인에게 연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때는 인형이 주인을 움직이게 한다.


한 귄의 책을 읽었다면 한 문장으로 요약하라.


읽고 생각하고 쓰고 요약하라, 사행 독서법

이는 결국 초서 독서법을 의미하기도 한다.

읽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생각하기는 아무다 못한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습관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스스로 못하도록 자신을 가두는 것과 다름없다.

생각하는 것은 습관이 안 된 사람들에게는 매우 힘든 행위 중 하나이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평생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오늘을 사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즉 '스스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매우 드물다. 뒤집어 말하면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부와 성공을 얻을 확률이 매우 높다는 뜻이 된다.

Posted by CaD